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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도의 노래

  큰 나무를 믿다
  이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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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나무를 믿다
-리잠에게



저 큰나무를 봐
우리가 관계를 맺는다는 건
나무에서 떨어진 씨앗하나가
작은 나무가 되는 일이야.
작은 나무가 자라서 우리에게 그늘 주는
저 큰나무가 되는 일이야

한번에 큰나무는 절대 만들어질 수 없지
때에 맞게 마음 주고 말을 나누며
작은 잎새 올라오면 깊은 눈빛도 건네주며
시간이라는 거름이 알맞게 주어지면
우리의 만남도 언젠가는 큰 나무로 자라겠지.

혹, 자라는 동안 누가 잎새를 돌리거나
가지를 자르거나 나무둥치를 베어버린다면
큰나무는 절대 만들어지지 않아
오래오래 긴 시간, 서로가 맞잡은 손 놓지 않고
서로가 바라본 눈길, 돌리지 않는다면
우리의 나무는 크고 무성해질 거야.

"알았어요, 나 그 말 다 이해해요
그렇게 할 거예요 할 수 있어요"
방글라 사람 리잠이 서툰 한국어로 대답하는데
지나가던 바람, 바라보는 리잠의 눈망울에
마음 한그루, 심어놓고 가네.
2005-06-19 10: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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