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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월전에 잠비아를 다녀왔다.
갑작스레 약속이 잡혀 출발 하루 전에 항공예약을 하느라 약간 돌아서 갈 수밖에 없었다.
가는 길은 인천을 출발해서 아부다비, 요하네스버그, 잠비아의 수도인 루사카까지 장장 28시간이 소요됐다. 100여회 해외로 다녀왔는데, 아프리카는 이번이 처음 출장이었다.

요하네스버그 공항에 도착해서 화장실에 들어가니 2미터는 되는 흰옷 입은 20대 후반 남자가 “Hello ! How are you ?" 인사를 한다. 별로 좋은 인상은 아닌데, 볼일을 보고 나오는데 손을 벌린다. 좀 위협적인 표정과 자세인데 그냥 지나쳤다.
남아공 월드컵이 열리기 전 이 나라 치안 때문에 사고 위험성이 있다고 했는데, 이런 선입견을 확인시켜 주는 순간이었다.

루사카 공항에 도착하여 입국비자를 받는데 우리는 특별히 외교관 줄에 서게 되었는데, 2명의 여직원이 카운터에서 사무를 보고 한명의 여직원이 서 있었는데 얼굴도 예쁘지만, 그들의 피부색이 너무 아름다웠다. 전에 흑인들을 수십번 만났을 때 검은 피부를 보면 약간 거부감이 들었는데, 이 여인들을 보니 ‘Black is beautiful.’ 이라는 말이 흑인들이 자위하느라 나온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도심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 있는 Cresta 라는 호텔에 체류했는데, 저녁에는 사슴 비슷한 동물 10여 마리가 호텔 뒤뜰에 놀러온다.
도착 다음날 상담을 마치고 Roan & Sable 이라는 레스토랑에서 이곳 사람들과 저녁을 같이 했는데, 마당에 차를 대고 10여미터 걸어가면 식당건물 안과 야외에 테이블이 있다. 야외 테이블에 일행 8명이 앉아 식사를 했다. 기분좋게 적당히 친절한 종업원과 손님들, 친근하고 다정한 분위기, 덥지만 습기는 별로 없으면서 깊어가는 밤의 정취가 정말 일품이다. 그다지 비싼 곳은 아니지만, 나무, 조명, 식사, 분위기 모두에 젖어든다.
도착 3일째 되는 날 미팅을 위해 호텔에서 시내로 진입하는데, 대통령 취임식 직전 대통령, 정부, 국회 등 고위층의 행렬 때문에 교통을 통제하느라 1시간동안 모든 차량이 올스톱했다. 대통령 경호차량과 오토바이, 그리고 약 50여 마리의 말을 탄 경찰 등이 지나갔다.
시내로 들어가서 교통체증이 생기는 곳마다 양손에 각종 물건을 든 상인들이 차를 향해 물건을 사라고 접근한다. 그러나 강매하는 분위기는 아니고 길위에서 물건을 들고 장사를 하느라 피곤할 터인데도 물건을 사든 안사든 표정은 모두 다 친절하다.
파트너와 미팅을 하고 관계 정부기관 방문하는 3일간의 일정 후에 민속촌을 방문했다. 이곳은 전통공연을 하는 곳은 아니고 그들 조상들이 살던 가옥을 지어놓고 이곳에서 그림과 전통공예품을 판매한다. 옛날 우표에서 보던 몽환적인 그림과 공예품들을 보면 뭔가 아련함, 그리움 같은 것이 느껴져서 마구 빠져들게 된다. 일행 중의 한 사람은 이번이 5번째 잠비아 방문이라고 하는데, 다시는 이 물건들을 안산다고 맹세를 하다가도 이곳에만 오면 걷잡을 수 없이 사게된다고 한다.
한곳에는 아줌마 점원이 5-6명이 있는데, 이 사람이 물건값을 자꾸 깎으니까 이곳 아줌마 점원이 중국인이 돈도 많으면서 뭘 그렇게 깎느냐고 해서 자기는 중국인이 아니라고 했더니, 중국인도 아니면서 뭘 그렇게 깎느냐고 화(?)를 낸다. 나중에 이 말을 듣고 일행 모두가 파안대소했다. 이곳 아줌마들은 정말 재미있다. 잠비아는 남아공과 달리 치안도 안전하고 사람들이 순하고 착하다.

귀국하기 전날에는 신혼부부 일행 30-40명이 우리가 체류하고 있는 호텔에 들어왔는데, 신부 친구 5-6명이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를 따라 머리에 꽃모양 천장식을 하고 파티복을 입고 들어왔다. 그녀들 모두 얼굴에 자신들이 예쁘지 않느냐는 도도한 표정을 짓고 아름답게 호텔로 들어오는데, 보는 사람들 얼굴에 절로 미소가 돌게 한다. 아이들을 포함한 가족들이 수영장을 가득 채우고 호텔곳곳에서 서로 즐겁게 웃고 담소하는 모습이 평화로워 보인다.

오는 일정은 루사카, 나미비아, 아부다비, 인천 순으로 21시간이 소요됐다.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중동, 유럽, 북미/남미 모두 서로가 가까워 다른 나라를 가는데 몇시간이면 가는데, 한국, 중국, 일본은 어디와도 먼 나라란 생각이 들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바다인 태평양을 맞대고 세상의 대륙의 끝에 매달린 나라로서 세계에서 가장 오만한 중국과 가장 독한 일본만이 이웃인 한국이 항상 ‘빨리 빨리’를 입에 달고 치열하게 살아야 하는 한국인이 외롭고 불쌍해 보였다.
2017-01-07 04:3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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