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유인도의 노래 | 소롯길 연가 | 함께 읽고 싶은 글 | 토방마루 | 방명록 | 콩 꼬투리


토방마루

  12월의 시 한편
  이정숙
  

저 나뭇잎 아래, 물고기 뼈


-김신용-







나뭇잎이 떨어져 내리는 것은, 나무가 제 손을 떨어뜨려 무엇인가를 덮어주고 싶어
하는 것 같다
하다못해 손수건이라도 떨어뜨려
아픈 곳을 가려주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마치 천수천안처럼, 무수히 달린
저 나무의 잎들,
그 잎들을 하나씩 떨어뜨려, 제 발치에 깃든 것
뼈를 덮을 살 한 점 없이 누운, 아픈 것들을
가만히 덮어주며, 이마를 덮어주듯 떨어져 내리는
나뭇잎,
나뭇잎들의, 손



그러나 그 나뭇잎 하나도 덮지 못하고 추운 것들이 있는 것 같은 겨울 밤



누군가 곁에 와서 내 손을 나뭇잎처럼 끌어당긴 손이 있었을 것 같아



문득 내가 나무가 되어 서 있으면, 떨어져 내리지 못하고 팔목에 완강하게 붙어 있는
손이
잎맥도 말라버린 나뭇잎처럼, 시릴 때가 있다
그 시든 나뭇잎처럼, 추울 때가 있다
그때, 그 나뭇잎을 가만히 끌어당겨 덮고 있는 것
제 몸의 마지막 남은 온기로, 말라버린
나뭇잎을 덮어주는 것



살 한 점 없어도, 따뜻한



저 나뭇잎 아래, 물고기 뼈



***************************************
폭풍같은 12월이 황폐하게 스러지고 저렇게 시인의 시같은
물고기뼈같은 뼈들만 남았다.
다시 저 뼈에 살이 붙고 피톨이 돌아 새로운 생명 싹틀 날 있을까.
적어도 5년 뒤에는 따뜻한 물고기뼈를 만날 수 있을까?

희망이라는 이름,
절망을 딛고 선 사람들만이 따뜻하게 되뇌일 수 있는 이름.
2012-12-22 12:20:35



     
  

관리자로그인~~ 전체 922개 - 현재 1/47 쪽
번호
제목
이름
파일
날짜
조회
6201
2017-12-08
28
이정숙
2017-12-09
28
6200
나그네
2017-07-30
99
6198
나그네
2017-01-07
230
이정숙
2017-01-12
221
6196
나그네
2016-08-12
204
이정숙
2016-08-21
146
6194
이정숙
2014-02-19
604
6193
이정숙
2014-02-14
553
6192
이정숙
2013-12-21
498
6190
이정숙
2013-08-30
745
사뚜
2013-09-25
672
이정숙
2013-09-27
578
6188
이정숙
2013-01-09
692
6187
이정숙
첨부화일 : 100_6143.JPG (210208 Bytes)
2013-01-01
702
이정숙
2012-12-22
694
6185
이정숙
2011-10-16
850
6184
이정숙
2011-10-11
813
나그네
2017-04-19
94
6183
이정숙
2011-07-25
910

[맨처음] .. [이전] 1 [2] [3] [4] [5] [6] [7] [8] [9] [10] [11] [다음] .. [마지막]



> HOME 유인도의 노래 | 소롯길 연가 | 함께 읽고 싶은 글 | 토방마루 | 방명록 | 콩 꼬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