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유인도의 노래 | 소롯길 연가 | 함께 읽고 싶은 글 | 토방마루 | 방명록 | 콩 꼬투리


토방마루

  어둠 깃드는 그 창가.
  이정숙
  

바람이 부는 밤, 잠깨어나 박완서 선생의 '못가본 길이 아름답다'를 다시 읽는다.
얼마 살지 않았지만 그래, 못가본 길은 가지 못한 아쉬움과 기대치가 있어 아름다운 것이겠지.
나도 모르게 되뇌인다.

여행기를 정리하며 살아 우리가 밟을 수 있는 땅이 얼마나 될까
적어도 마흔개의 나라는 가보고 싶은 꿈을 갖고 있던 내가
지금까지 밟아본 나라는 얼마나 될까
앞으로 또 가게 될 나라, 밟게 될 땅은 얼마나 될까
못가본 길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맘껏 펼쳐본다.

한동안 글을 잊고 살았다.
이런 저런 이유로 그저 무덤하게 시간 속에 나를 내려놓고 살다보니
이제는 그런 내 삶이 일상이 되어 편안하게 온다.
그 편안함이 이제는 시가 되고 산문이 되겠지.....

책을 덮고 여기저기 인터넷 바다를 헤매이다
또 한편의 시에 잠시 나는 또 멈칫 나를 내려놓는다.




나무에 기대어


-도 종 환



나무야 네게 기댄다

오늘도 너무 많은 곳을 헤맸고

많은 이들 사이를 지나왔으나

기댈 사람 없었다

네 그림자에 몸을 숨기게 해다오

네 뒤에 잠시만 등을 기대게 해다오

날은 어두워졌는데

돌이킬 수 없는 곳까지 왔다는 걸 안다

네 푸른 머리칼에 얼굴을 묻고

잠시만 눈을 감고 있게 해다오

나무야 이 넓은 세상에서

네게 기대야 하는 이 순간을 용서해다오

용서해다오 상처 많은 영혼을




그래. 이것이었구나.
지금 나를 바람때문에 비 때문에 잠못들게 한 것이.
지금 나무에 기댄 이 시인처럼 나도 기댈 나무가 필요한 거구나.
가끔은 너무도 넓은 이 세상에 더불어 함께 할 그 나무가.
그저 잊고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했던 내 시가 내가 기댈 나무인것을.....
갑자기 불던 바람이 잦아들고 고요하다.
어둠도 더불어 그 고요속을 파고든다.
어느새 식어버린 차가 목울대를 넘어가며 울컥, 멈추었다 간다.
또 하루가 어둠으로 식어버리고 있다.
이제는 나도 나무에 기대어 나무가 되는 법을 익혀야겠다.
2011-10-16 18:15:40



     
  

관리자로그인~~ 전체 922개 - 현재 1/47 쪽
번호
제목
이름
파일
날짜
조회
6201
2017-12-08
11
이정숙
2017-12-09
8
6200
나그네
2017-07-30
78
6198
나그네
2017-01-07
211
이정숙
2017-01-12
205
6196
나그네
2016-08-12
185
이정숙
2016-08-21
130
6194
이정숙
2014-02-19
588
6193
이정숙
2014-02-14
541
6192
이정숙
2013-12-21
485
6190
이정숙
2013-08-30
736
사뚜
2013-09-25
661
이정숙
2013-09-27
566
6188
이정숙
2013-01-09
680
6187
이정숙
첨부화일 : 100_6143.JPG (210208 Bytes)
2013-01-01
691
6186
이정숙
2012-12-22
685
이정숙
2011-10-16
843
6184
이정숙
2011-10-11
801
나그네
2017-04-19
80
6183
이정숙
2011-07-25
901

[맨처음] .. [이전] 1 [2] [3] [4] [5] [6] [7] [8] [9] [10] [11] [다음] .. [마지막]



> HOME 유인도의 노래 | 소롯길 연가 | 함께 읽고 싶은 글 | 토방마루 | 방명록 | 콩 꼬투리